새로운 질서, 예순한 번째 친구들을 기다려

구난후, 구난후장학재단 설립해

새로운 질서, 디스코드 서버 개설해

AAA

시작은 두루두루 아티스트 컴퍼니의 긴급한 요청이었다.

구홍, 안녕하세요! 저희 좀 도와주실 수 있을까요? 시간은 한 달 정도밖에 없는데…

혁오가 선셋 롤러코스터와 함께 4년의 침묵을 깨고 돌아오는 프로젝트 앨범 『AAA』. 한국과 타이완을 대표하는 두 밴드의 결합이라는 거대한 음악적 사건을 하나의 맥락으로 엮어낼 그릇이 필요했다. 앨범명 『AAA』는 대개 좋은 호텔, 맑은 물, 또는 리모컨에 끼우는 작은 배터리를 뜻한다. 하지만 여기서 핵심은 ‘보장된 품질’(Guaranteed Quality)이다. 민구홍 매뉴팩처링에서는 이 보증서를 발급하는 심정으로, 두 밴드의 협업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디지털 베이스캠프를 구축했다. 그것도 단 며칠 만에.

웹사이트는 앨범 발매 시점을 기준으로 두 번 살았다. 복귀 전의 웹사이트는 한마디로 ‘기다림’의 공간이었다. 긴 공백기를 깨고 돌아오는 두 밴드를 위해, 웹사이트는 순차적 카운트다운으로 팬들의 기대감을 시각화했다. 나아가 타이틀곡뿐 아니라 앨범에 수록된 각 곡의 뮤직비디오를 차례로 소개하며, 음악이 공개되기 직전까지의 긴장감을 증폭시키기도 했다. 서울과 타이베이, 가평을 오가며 1년간 쌓아온 창작의 시간을 압축적으로 예고하는 과정이었다. 물론 그 시간에는 카운트다운이 끝나는 순간 서버가 터지지 않기를 바라는 누군가의 남모를 긴장감 또한 포함돼 있었다.

복귀 후, 웹사이트는 ‘경험’과 ‘소장’의 공간으로 환생했다. 모든 트랙이 공개된 시점에 맞춰 웹사이트는 LISTEN, WATCH, COME, GET이라는 네 가지 명료한 영어 동사로 재편됐다. 음악을 감상하는 ‘LISTEN’, 페나키(Pennacky)와 DQM 등이 참여한 감각적인 영상을 관람하는 ‘WATCH’, 이들의 공연과 행사에 초대하는 ‘COME’, 그리고 앨범과 머천다이즈를 소유하게 하는 ‘GET’까지. (웹사이트 방문자에게 이보다 더 명확한 행동 지침이 있을까?) 직관적인 내비게이션은 『AAA』의 모든 요소를 빠짐없이 갈무리하며 방문자가 표류하지 않고 오직 앨범의 세계관 안에서 유영하도록 돕는다.

웹사이트의 치밀한 설계는 앨범이 품은 ‘음악 유랑단’이라는 정체성을 디지털 공간에 효과적으로 정착시켰다. ‘접근 가능한 모든 지역’(All Areas Access)이라는 『AAA』의 또 다른 뜻처럼 웹사이트는 국경 없는 베이스캠프다.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적 배경을 지닌 혁오와 선셋 롤러코스터가 ‘음악’이라는 공통의 언어로 소통했듯 웹사이트는 명확한 구조라는 만국 공용어로 전 세계 팬들에게 말을 건넨다. 가평에서의 즉흥 연주부터 중화권 스타들이 참여한 뮤직비디오까지, 앨범의 다채로운 면면은 이 단단한 그릇 안에서 비로소 흐트러짐 없는 하나의 작품으로 정리됐다.

하지만 우아한 백조가 가라앉지 않으려 물밑에서 치열하게 발을 휘젓듯 매끄러운 웹사이트 뒤에는 치밀하게 설계된 CMS ‘매니지먼트’(Management)가 있었다. 스태프들이 복잡한 코드 없이 직관적으로 콘텐츠를 다룰 수 있도록 돕는 이 시스템은 『AAA』가 그저 혁오와 선셋 롤러코스터, 두 밴드만의 성취가 아님을 증명한다. 즉, 『AAA』의 성취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타이밍을 맞추고 정보를 갱신한 수많은 스태프의 노고가 결합된 결과물이다. 결국 ‘매니지먼트’는 스태프 모두가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돕는, 기술이 베푼 또 하나의 친절이었다.

한편, 두루두루 아티스트 컴퍼니의 대표 강명진은 민구홍에게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잘 마련된 웹사이트는 그 자체로 신뢰의 상징이다.

이 말은 민구홍 매뉴팩처링에 더할 나위 없는 찬사인 동시에 등골을 서늘하게 만드는 무거운 책임감을 안겨준다. (웹사이트가 멈추면 신뢰 또한 멈춘다는 뜻이니까.) 다행히 『AAA』 웹사이트는 무리 없이 국경을 넘은 두 밴드의 협업이 얼마나 진지하고 밀도 있게 진행되었는지 증명하는 보증서가 됐다. 결국 잘 만들어진 웹사이트란 아티스트가 준비한 ‘좋은 것’(Something good)을 가장 안전하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무대이자, 방전되지 않는 ‘AAA’ 건전지 같은 에너지를 품은 곳이어야 한다.


흥미로운 후일담도 있다. 『AAA』 웹사이트 덕에 민구홍 매뉴팩처링은 (이 웹사이트 감동한) 백창인이라는 인재를 인턴으로 영입할 수 있었다. 그는 현재 AG 랩으로 자리를 옮겨 민구홍과 함께 일한다. 웹사이트가 혁오와 선셋 롤러코스터를 연결했듯 현실의 관계망에서도 예상치 못한 ‘접착제’(Glue) 역할을 수행한 셈이다.

아름다운 이야기

어김없이
기쁜 마음으로
새로운 질서의 친구를 모집합니다.

즐겨찾기

새로운 질서와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고요?
언제나 환영입니다. 일단 이야기를 시작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