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ML의 날
지난 8월 2일(토)은 ‘HTML의 날’(HTML Day)이었습니다. 일본 도쿄를 시작으로 서울, 중국 베이징과 유럽을 거쳐 미국까지, 전 세계 도시에서 저마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HTML을 축하했습니다.
웹은 개발자, 웹 디자이너, 넷 아티스트 등 특정 직군만 다룰 수 있는 매체가 아닙니다. 그래서도 안 됩니다.
누구나 HTML을 쓸 수 있다는 믿음 아래 기술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는 동시에 웹의 근본 정신을 되새기자는 철학에서 시작된 HTML의 날은 웹을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언어인 HTML을 기리는 연례 국제 행사입니다. HTML의 날을 처음 기획한 HTML 에너지(HTML Energy)는 저만큼이나 HTML을 사랑하는 친구 로럴 슐스트(Laurel Schwulst)와 엘리엇 코스트(Elliott Cost)가 결성한 모임으로, HTML의 날을 포함해 여러 방식으로 HTML 에너지를 전합니다. ‘HTML 에너지’라는 이름에서는 순수한 HTML에서 비롯한 창작과 이를 서로 나누는 공동체의 기운이 느껴집니다.
HTML의 날 2025: 서울
오후 6시 HTML 송으로 시작해 9시까지 세 시간 동안 열린 서울 행사는 새로운 질서와 새로운 질서 그 후에서 진행을 맡았고, 젊은 미술가들이 운영하는 PIE에서 기꺼이 공간을 제공했습니다. HTML을 처음 써보는 사람은 물론이고 HTML의 간결한 구조를 오랫동안 사랑해온 사람 50여 명이 한데 모여 자신만의 웹 페이지를 만들고, 이야기 나누고, 감탄했습니다. 저마다 가져온 티셔츠, 토트백, 랩톱 등에 HTML 에너지 로고를 인쇄하는 실크스크린 이벤트도 열렸고요.
hyperlink.today에는 이 날 모인 사람들이 HTML을 사랑한 소박하지만 강렬한 증거가 차곡차곡 쌓였습니다. 한 시간 동안 만든 웹 페이지, 하이퍼링크의 에너지, 그리고 코드를 타이핑하던 손끝의 감각 등은 HTML에 바치는 일종의 연애편지가 됐죠.
한편, 저는 월드 와이드 웹의 날인 8월 1일 하루를 꼬박 할애해 만든 HTML 사전으로 HTML의 날을 축하했습니다. HTML의 태그를 하나씩 설명하며 각 태그의 구조와 뉘앙스를 되짚어보는 이 사전은 2025년 HTML을 향한 개인적인 헌사이기도 했습니다.
HTML의 날은 기술에 관한 행사라기보다 기술을 이루는 말과 구조, 나아가 기술을 대하는 태도에 관한 행사입니다. HTML 태그 한 줄만으로 전 세계와 연결되는 마법, 그리고 그 마법을 누구나 쓸 수 있다는 점이야말로 HTML의 날이 궁극적으로 전하는 정신 아닐까요? ‘코딩’(coding)이 아닌 ‘쓰기’(writing)의 마음으로 웹을 대하는 사람들, 복잡한 도구 대신 천천히, 한 줄 한 줄 웹사이트를 만들고 유지하는 사람들, 그들의 아름다운 실천이 모여 웹은 비로소 다시 웹이 됩니다.
내년에는 PIE뿐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이 서울 곳곳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HTML의 날을 축하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동네마다 행사가 열리고, HTML로 만들어진 각자의 웹사이트가 그날의 전시가 된다면 웹은 다시 모두의 것이 될 수 있습니다.